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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에서 얼마전 발표한 첫번째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EOS-R을 LG와 KIA의 경기가 열린 잠실야구장에서 테스트 해 봤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나온 여러 전문가들의 리뷰만으로도 캐논 EOS-R은 일반적인 사진 촬영에는 아주 만족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캐논 EOS-R의 테스트는 일반적인 카메라 자체의 기능과 성능을 테스트하는게 아닙니다.

평소 제가 늘 하던것처럼 신문 마감을 위해 취재하는 방식 그대로 사진을 찍으며 과연 스포츠 사진을 최고 성능 보디처럼 찍을 수 있는지 그리고 기능의 제약을 극복하고 별 무리없이 신문 마감용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를 알아 보는 테스트입니다.

말도 안되는 테스트라고 생각(?) 하지만 사진기자 입장에서 EOS-R을 스포츠 사진 취재에 사용할 수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스포츠 사진 취재를 위한 캐논 EOS-R 카메라의 조작성과 신문 사진 마감의 효율성 등을 기초로 하는 테스트입니다.

그러면 캐논 EOS-R은 스포츠 현장에서 사진기자가 신문 마감용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요?

'찍을 수 있다. 단 몇가지 부족한 점은 보완해야한다.'가 제 결론입니다.

그래서 저는 꼭 보완 되었으면 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스포츠 사진 촬영 테스트를 해 봤습니다.

이번 캐논 EOS-R의 테스트에는 양산품이 아닌 테스트 보디를 사용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제가 찍은 사진들은 최종 양산품의 결과물이 아니니 이점 양해 바랍니다.

그리고 저는 영상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영상쪽 테스트는 하지 않았습니다.

사용 렌즈는 캐논 EF 200-400mm f4/L렌즈이고 캐논 EOS-R용 기본 EF-EOS R 마운트 어댑터를 사용했습니다.

캐논 EOS R의 각종 자세한 사용법과 세팅 등은 캐논코리아 홈페이에 링크를 남겨 놓으니 이곳을 방문해 직접 확인 바랍니다.

먼저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의 가장 큰 차이인 뷰파인더입니다. 

캐논 EOS-R의 파인더는 OVF(Optical Viewfinder, 광학식 뷰파인더)가 아니고 EVF(Electronic Viewfinder, 전자식 뷰파인더)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그냥 카메라에 붙어 있는 미니TV 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왜 제일 먼저 뷰파인더를 얘기할까요?

스포츠 현장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피사체인 선수의 움직임을 보면서 계속 추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스포츠 사진을 찍는데 파인더는 굉장히 중요합니다.(파인더에서 눈을 떼는 순간 물을 먹기 때문이니까요.)

OVF를 사용하는 DSLR 카메라는 파인더를 통해 선수의 움직임을 끊김없이 추적할 수 있는데 반해 EVF를 사용하는 미러리스 카메라는 렌즈->센서->프로세서->액정의 단계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의 지연현상(Blackout)이 생깁니다.

그래서 영상의 끊김 때문에 가끔 선수의 움직임을 쫓을 수가 없는 경우가 생긴답니다.

제가 테스트한 캐논 EOS-R도 이런 현상을 벗어날 순 없었습니다.

경기 시작 초기에는 타격부터 1루까지 진루하는 연속 사진을 찍으면서 EVF로 보는 선수의 움직임이 순간 순간 영상의 끊김 현상 때문에 포커스 포인트를 정확하게 피사체에 맞출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인지 선수에게 맞아야 하는 포커스가 배경으로 가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처음에 따라가기 힘들었던 포커스는 경기가 진행되면서 점차 원활하게 따라갈 수 있게 되더군요.

역시 몸이 기억하는 경험이 중요하다는걸 다시 깨닫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주 미세한 블랙아웃 현상이라도 있으면 원하는 곳의 포커스 포인트에 선수를 둘 수가 없으니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죠.

그래서 첫번째로 아주 짧은 시간 뷰파인더에서 영상이 끊어지는 현상인 Blackout이 생기는 것을 보완해야 할 듯 합니다.

다음은 뷰파인더의 영상 처리 속도입니다.

캐논 EOS-R의 뷰파인더 프레임수는 소니 A9(기본 60fps에 최대 120fps)보다 느린것 같습니다.

캐논 EOS-R의 뷰파인더 프레임수를 찾을 수가 없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제가 파인더를 통해 본 것으로는 타격시 선수 손과 배트에 흐름이 생겨버려 공에 맞는 순간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덕분에 소리를 듣지 않으면 타격을 했는지 구분할 수가 없더군요.

결국 눈으로 직접 봐야하는 장면을 못 보게 되면서 필요없는 사진을 많이 찍어야 되는 상황을 만들더군요.

이것 또한 스포츠 사진에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많은 사진을 찍는다는 것 그것도 필요없는 사진을 많이 찍는다는 것은 마감할때 많은 사진을 봐야 한다는 뜻이 되니까요.

결국 많은 사진을 보고 마감할 사진을 고른다는 것은 그만큼 마감 시간이 늦어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러니 뷰파인더 프레임수를 높여야 정확한 피사체의 움직임을 볼 수 있고 정확한 포인트에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 이 문제도 꼭 보완되어야 할듯 합니다.

하지만 EOS1d X 마크2에 비하면 EOS-R의 초당 연사 속도가 최대 5컷인 관계로 많은 사진을 찍을 수가 없으니 실제 마감에는 큰 지장이 없었습니다.

다음은 초당 연사 속도 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주력으로 사용하는 카메라는 EOS1d X 마크2입니다.

초당 최대 16fps, 실제 뷰파인더 촬영시는 최대 14fps입니다.

EOS-R은 최대 8fps입니다.

하지만 8fps를 구현하려면 One shot촬영시만 가능합니다.

Servo촬영시에는 최대 5fps로 촬영이 되니 결국 스포츠 사진은 최대 5fps인 거겠죠.

근데 최대 연사속도도 실제 현장에서는 초당 3~4fps정도로 느껴지더군요.

이것은 타자의 타격을 찍을 때와 투수의 투구 동작을 찍을 때 연사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투수의 경우에는 사실 원샷 원킬로 커버가 가능합니다.

투구볼이 손을 떠나는 장면을 찍을 땐 다른 카메라로 찍을 때도 타이밍을 잡아 한컷씩 촬영을 하니까요.

하지만 타격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파인더를 통해 선수의 움직임을 간파해 배트가 나가는 타이밍에 연속으로 타격 사진을 찍는데 너무 느린 연사속도로는 운이 좋지 않으면 완벽한 타이밍의 타격 모습을 찍기가 사실상 불가능 했습니다.

실제 위의 사진처럼 제법 타격 사진의 요건을 갖춘 사진을 찍긴 했지만 바로 앞 컷의 사진은 타격 전 모습만 찍히더군요.

그러나 실제 신문에 마감하는 사진은 위 사진들 처럼 단순한 타격이 아닙니다.

홈런을 치거나 결정적인 안타를 칠 경우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의 타격 사진 보다는 타격 후 환호하는 장면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Servo촬영 조건으로 연속촬영 속도를 빠르게 개선 해야겠고 아니면 3,030만 화소를 좀 내려 처리 속도를 높이며 연속촬영 속도를 높이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다음은 내장 Wifi를 이용한 전송을 테스트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휴대폰으로 노트북으로 웹서비스로 전송이 되는데 단 하나 FTP전송이 불가능 하네요.

이런 사진기자에게는 완전히 꽝인거죠.

급한 마감을 위해 에그나 휴대폰 테더링을 사용해 회사 서버로 직접 전송을 해야하는 일이 있는데 이 기능이 없더군요.

왜 이 기능을 포함시키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되더군요.

아예 Wifi 기능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기왕 만들어 놓았다면 FTP전송 모드도 포함 시키길 바랍니다.

마감을 위해 촬영된 사진을 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제 경험으로 가장 빠른 방법은 카메라에서 직접 마감할 사진을 고르는 겁니다.

찍힌 수많은 사진을 빠른 시간에 보는데는 퀵 컨트롤 다이얼이 최고입니다.

엄지로 돌려서 사진을 한장한장 넘겨 보는게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이미 찍으면서 머리에 어떤 사진이 마감될 것인지 기억하고 있고 그 사진을 찾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면 안되니까요.

그런데 후면부에 퀵 컨트롤 다이얼 대신 십자키 버튼을 만들어 오히려 불편함이 생겨 버렸습니다.

사실 캐논, 니콘 모두를 사용해 보고 마감 시간만 생각해보면 캐논의 퀵 컨트롤 다이얼의 장점은 어마어마 합니다.

이 다이얼로 포커스 포인트의 좌우 이동도 가볍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바꿔주세요. 제발~~~~

참, EOS-R을 사용하다 발견한 기능인데 뷰파인더에 눈을 가져다 대면 LCD 스크린이 꺼지면서 뷰파인더에 화면이 나타납니다.

뷰파인더를 보면서 LCD 스크린을 엄지손가락으로 터치해서 이동을 하면 포커스 포인트가 이동을 하더군요. 생각보다 유용한 기능이었습니다.

EOS-R에 새로 선보인 M-Fn(Multi Function bar)는 AF모드, ISO 감도, 화이트 밸런스와 동영상 모드 설정을 변경하거나 수동 초점의 정밀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ISO 감도 조절을 이 BAR로 설정해 사용해 봤습니다.

편리하긴 하지만 엄지 손가락이 바를 건드리면 설정이 바뀌는 경우가 가끔 생기니 조심해야 할 듯 합니다.

에러 방지 기능도 포함시킨걸 보니 아마도 이 기능을 설계하신 분도 저와 같은 경험을 하신 듯 합니다.

EF-EOS R 컨버터를 사용했음에도 AF 속도는 아주 빨랐고 정확했습니다.

미러리스 답게 파인더를 보며 수치가 아닌 화면 밝기로 직접 노출값의 적정치를 알수 있었던 것도 큰 장점이었습니다.

LCD는 배리앵글 방식을 채용했습니다.

배리앵글 LCD는 넥센 이정후의 추석 명절 인터뷰용 사진을 찍을때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특히 가로 앵글보다 세로 앵글 사진을 찍을 때 더 유용했습니다.

고척 스카이돔 경기장 잔디에서 팬들에게 큰절을 하는 컨셉트로 촬영을 하는데 제가 바닥에 드러눕지 않아도 앵글 잡기가 굉장히 편했습니다.

그리고 셀카를 찍을 때도 장점이 있을 듯 합니다.(셀카는 직접 찍어 보지 못했지만)

처음 사용해 본 장비라 자세하게 셋팅을 저에게 맞추지 못했고 야구장에서 딱 한게임 사용해 본 경험치라 많이 모자랄 것입니다.  

아주 다양한 종류의 기존 렌즈 라인업을 사용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소니보다 더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되며 다음번 나올 캐논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가 더욱 기대 됩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미러리스인 캐논 EOS-R도 스포츠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입니다.

하지만 만약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나 한국시리즈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는 EOS-R을 사용할 자신감은 없습니다.

이상으로 제가 EOS-R을 스포츠 현장 중 야구장에서 직접 사용해 본 경험을 나열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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