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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Earth Day)’은 과학자들이 45억년은 족히 넘을 것으로 추정하는 지구 행성의 생일이 아니다.
52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앞바다에서 300만 배럴의 원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름으로 뒤덮힌 캘리포니아 앞바다에서 수천 마리의 새와 바다 포유류, 물고기들이 죽었다.
한 해 전의 전의 사고를 기억했던 미국 상원의원 게이로 닐슨과 하버드 대학생 데니스 헤이즈는 1970년 4월22일 지구의 환경을 지키자며 지구의 날을 주창했다.
요컨대, 지구의 날은 지구가 크게 상처받은 날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다.
인류가 지구에 출현한 것은 지구의 나이를 하루라고 치자면 자정에 가까운 오후 11시58분 즈음이다.
하지만 이렇게 뒤늦게 나타난 인류는 삶의 터전인 지구의 생태계를 급속도로 파괴하고 있다.
네덜란드 과학자 크뤼천은 지구 환경파괴 현상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 70여 년 전을 신생대 제4기인 홀로세(Holocene)에 이어 ‘인류세(Anthropocene)’로 구분할 것을 제안했다.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기후변화,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 폭증 등 인류의 자연환경 파괴로 지구의 지질시대가 그 이전 시기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2019년 발생한 코로나19 전염병도 인간에 의한 생태계 교란 때문에 발생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앞에서 인간은 무력했다.
백신을 개발하기 전까지 인간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마스크를 쓰고 집안에 머무는 방법밖에 없었다.
세계 각국의 봉쇄령에 자동차와 공장이 멈춰 대기질이 좋아진 뜻밖의 결과에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러스 접촉을 막기 위한 플라스틱 재질의 일회용품 급증은 쓰레기 처리 문제를 남겨 놓았다.
국내 지자체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모색하지 않고 매립지 사용 문제로 서로 다투고 있다.
지구의 날인 오늘(22일) 기후위기비상행동, 녹색소비자연대 등 국내 시민단체들은 지구 환경을 보호하자는 각종 캠페인을 벌였다.
서울을 비롯한 지장자치단체들은 오후 8시 공공기관 건물의 불을 10분 동안 소등했다.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세계 각국 정상들은 화상을 통한 기후정상회의를 열었다.
하루 동안의 대책회의나 캠페인, 퍼포먼스가 지구 모습을 당장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계속 침묵하고 있다가는 모든 것이 사라진 ‘침묵의 봄’에 지구의 날을 맞게 될 것이다. /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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