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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의 후예들이 사는 이란의 이스파한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 포항과 조바한의 1차전 경기를 단독으로 다녀왔다.

다녀오는 길에 비행기고장 공포체험과 포항이 1점차로 패한것을 빼면 참 재미나고 값진 경험을 한 출장이다.

오랜만에 하는 이번 포스팅은 포항과 조바한의 축구 얘기가 아닌 귀국길에 경험한 아찔한 비행기고장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한다.

근데 글을 쓸려고 보니 비행기고장을 증명할 사진이 하나도 없다.

물론 갑자기 생긴 사고라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지만 처음 당한 비행기 고장으로 오직 살게 해달라는 기도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얘기가 빗나가지만 이란의 이스파한에서 열린 포항과 조바한의 축구 얘기를 먼저 해본다.(사고 얘기는 제일 마지막에 .....)

경기장은 이스파한 외곽에 위치해 있고 옆으로는 나무 한그루 없는 민둥산이 둘러싸고 있다.

이스파한의 중심지에 위치한 호텔에서 약 30분가량을 버스로 이동해야만 오는곳이다.

경기 당일 선수들은 경기장에 도착 몸을 풀기전 어깨동무를 하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조바한 선수들도 몸을 풀고 있다.

자기들 홈이라고 아예 경기장 중간에서 몸을 풀고 있다.

경기 시작 2시간 전인데도 많은 조바한 팬들이 경기장 중앙 관람석을 가득 메우고 조바한 선수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참 대단한 팬들이다.

하지만 포항 선수들은 일방적인 응원을 들으면서도 기죽지 않고 몸을 풀고 있다.

이날 나와 반때쪽에서 조바한을 취재한 이란 사진기자들이다.

대부분 70-200mm 렌즈를 사용해 사진취재를 했다.

내가 가진 300mm에 관심을 갖고 한국에서는 얼마면 살수 있는지 못기도 했다.

 

경기가 시작 되기 전부터 이란 관중과 격리된채 자리를 잡은 포스코 주재원들과 포항직원들 그리고 포스코에 근무하는 이란인들로 구성된 20여명의 응원단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에 이스파한으로 파견 나온 한 직원이 큰 종이에 사랑하는 아내와 친구들에게 보고 싶다는 인사 문구를 적어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드디어 경기 시작.

포항 박창현 감독이 조바한 만수르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보무도 당당히 포항 베스트 11 선수들이 사진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란 조바한 선수들도 포즈를 취했다.

포항은 조바한 이고르에게 허를 찌르는 한골을 헌납했다.

 

그러나 포항 선수들은 이후 무섭게 조바한 진영을 몰아쳤고

결국 모따가 동점골을 기록했다.

모따는 선수들에 둘러싸여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응원을 하는 포항 응원단의 표정이 일순 아쉬운 탄성으로 나타났다.

어웨이 내내 밝은 표정을 보이던 박창현 감독도 이번에는 선수들에게 상당히 강력하게 주문을 하고 있다.

 

포항 정홍연이 내준 페널티킥을 조바한 라자브자데가 성공시켜버렸다.

포항은 이후 더욱 세차게 조바한을 밀어 부쳤지만 동점골을 넣을 순 없었다.

한골을 기록한 모따를 비롯해 주장 김형일과 설기현까지 모두는 결국 아쉽지만 포항서 열리는 2차전을 기약해야했다.

아쉬운 한점차 패배였지만 90분 내내 포항을 응원해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자 이제부터 비행기가 추락할 뻔한 공포 체험 얘기를 할려고 한다.

고지대인 이란 이스파한에서 조바한을 상대로 아쉬운 1점차 패배를 기록한 포항 선수단은 22일 추석날 열릴 2차전 홈경기를 위해 16일 오전 이스파한을 출발했다.

이란 국내선 비행기의 잦은 사고 때문에 선수단은 두바이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위해 버스로 장장 5시간에 걸쳐 고속도로를 달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도착했다.

그리고 16일 오후 7시(현지시간) 아랍에미레이트연합 두바이로 가는 이란 항공기가 테헤란 공항을 이륙했다.

아무 문제 없이 정시에 출발한 이란 비행기는 이륙 20여분 후 아랍어로 기장이 뭐라고 방송을 하자 사람들이 갑자기 웅성거리기 시작하더니 여기저기서 기도를 한다.

이후 무슨일인지 알아보던 중 왼쪽 날개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그때부터 난리가 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른쪽 날개에서도 연기가 난다.

'연기가 나면 곧 엔진이 폭발할텐데' 머리속이 하해졌다.

그런데 옆에서 누가 연기가 아니라 기름이란다.

그러고 자세히 보니 좌우 날개 급유구에서 기름이 버리는 것이다.

기내 방송은 비행기 항법장치가 고장나 테해란 공항으로 회항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륙한 지 58분 만에 비행기는 테헤란 공항에 덜커덩거리며 착륙했다.

기내는 엄청난 박수소리, 알라신에게 감사하는 기도소리와 환호 소리가 넘쳤다.

그러나 ‘살았다’는 기쁨도 잠시.

포항은 빨리 두바이로 가서 오후 10시15분에 출발하는 대한항공 편을 타야했다.

이를 놓치면 17일 새벽 3시30분에 이륙하는 에미레이트항공(EK)이라도 타야했다.

그러나 기내에 같이 있던 한국 교민의 얘기에 기대를 버려야했다.

얼마전에도 이런일이 있었는데 12시간 대기했다가 다시 비행했단다.

아니나 다를까 고장 수리 뒤 곧 출발한다던 이란 비행기는 감감무소식이다.

한 이란인 부부는 부인이 엉어 울면서 탑승을 거부해 비행기에서 내려버렸다.

우리 앞좌석 남자도 갑자기 내린다더니 없어져 버렸다.

비행기 승객이 일부가 내리는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

테러때문에라도 그렇게 일부 승객만 내리는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그렇게 기내에 꼼짝없이 갇혀있기를 4시간 만에 비행기가 다시 움직였다.

포항 직원들이 그동안 미리 에미레이트항공에 가 예약을 했단다.

보딩까지 약 4시간, 두바이까지 가는 2시간을 감안하면 빠듯했다.

그러나 두바이 공항에 도착한 포항 선수들은 한국에 갈 수 없었다.

대한항공 비행기를 놓친 우리는 선수단 짐을 찾아 두바이 공항을 나서야했고 그 긴 기다림때문에 인천공항편 에미레이트항공 비행기는 결국 타지 못했다.

어찌 어찌해서 이란항공사가 배정해준 호텔에 도착 짐을 푼 시간이 새벽 4시.

어렵게 잠을 청한 포항 선수들은 그 와중에도 호텔 앞 공터에서 회복 훈련을 겸해 가볍게 몸을 풀었다.

포항 선수단과 우리 일행은 다음날 새벽 에미레이트항공을 타고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다.

공포의 시간을 비행기에서 같이 보낸 포항 선수들이 몸을 빨리 회복해 22일 홈에서 벌어지는 2차전 경기에서 조바한을 꺾고 4강에 진출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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